.. 출근하자마자 그에게 전화를 했다.

퇴근하고 좀 보자했다.

그가 알았다 한다.

그를 닮은 애.벨.라가 기다리고 있다.

저녀석은 왜 크지도 않고 맨날 그모냥인지..

사람이 작으면 차라도 크던지...
어휴 내가 왜 이러지?
아무래도 너무 예민해진 것 같다. 그날인가? 웁쓰...

"엄마가 좀 보재요..." 수둡..

"네?"

"엄마가 태민씨좀 보여달라 성화세요..."

"정말입니까?"

커피숍을 뒤집을 태세다..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역시..킬킬킬^^

언제쯤 가면 돼느냐 묻는다.

엄마께 말씀드리고 날짜를 곧 잡겠다했다.

엄마가 뭘 좋아하시냐, 아버지는 약주를 하시는지,어떤 남자를 좋아하느냐..

꼬치꼬치 묻는다.

한마디로 얘기했다.

"강호동같은 스타일이요..."

그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너무 심한 얘기를 한 것 같다.

강호동같은 스타일도 좋아하지만 성실하고 예의바른 남자는 더 좋아한다 했다.

축쳐진 그의 갑빠가 갑자기 불끈 솟아오른다.

단순하다....

그가 기분이 좋은가보다.

송대관의 네박자를 듣는다.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네..짜짜 짜라라라 짠짠짠 짜자 ....

그가 기분좋을 때 듣는 음악이다.

설운도오빠 노래를 안들은게 천만다행이다.

집에 돌아왔다.

엄마가 나를 반긴다.

세상 오래살일이다. 엄마가 나를 반길때가 있다니..

그에게 얘기는 해봤냐 묻는다.

"엄마가 정한 날짜에 오기로 했어.."

엄마가 이번주 주말이 좋겠다한다.

그를 데리고 오면 교양있게 하라 얘기했다.

"미친년 너나 잘해"

그가 뭘 좋아하느냐 묻는다.

"다 잘먹어..."

식성이 나랑 똑같으니 집안살림 밥값으로 다 축내겠다한다.

욕인 것 같다. 기분이 나쁘다.

땡칠이 탕도 잘먹냐 묻는다.

허겨걱... 왠 땡칠이?

"설마 아니지? 엄마... 아니지?"

"왜 땡칠이탕이 어때서? 옛날에야 씨암탉이지만... 요새 땡칠이만한게 어디 있
니? 홍홍?"

절대로 안된다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땡칠이탕은 안된다고..

씨알도 안먹힌다.

그를 데리고 오지 않음은 물론... 평생 혼자 살겠다했다.

엄마가 도끼눈을 뜬다.

안연홍은 이쁘기라도 했건만... 꼭 개그맨 김효진이 도끼눈을 뜬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머리 깎고 절에 들어갈꺼라 했다.

엄마의 눈빛이 미세하게 떨린다.

인사드리러 온 후보사위에게 땡칠이탕을 끓여준다는 엄마..

아무래도 우리 조상은 개장수였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사위인사오는날에 땡칠이 끓일 생각을 하는쥐...

엄마에게 존경스럽고 애정이 깃든 눈빛을 보냈다.

'시집가면 이쪽 보고 오줌도 안쌀꺼야..'

엄마가 사랑스런 눈빛을 보낸다.

'미친뇬... 니가 꼬추 달렸냐? 조준하게? 치질이나 걸리지 마..'

웁쓰... 엄마를 당할 자! 그 누구랴...

방에 들어와 그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가 이번주말에 보자한다고..

그가 좋아 죽을것 같다고 한다.

그가 죽는다면? 음냐...

동생이 들어온다.

서둘로 전화를 끊었다.

여전히 AB슬라이드를 안고 있다.

AB슬라이드좀 내려놓으라 했다. 형부 인사와도 그거 안고 있을꺼냐 물었다.

동생이 실눈을 뜬다.

"왠 형부?"

이번주말에 인사올테니 오면 실수하지 말라했다.

동생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저뇬이 사팔이던가?

AB슬라이드를 내려 놓는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듯 하다.

"언니! 형부가 벌써 세 번째 인사오는 남자란거 알아?"

"뭐... 그런것까지 알 필요 있니?"

"그럼... 언니별명이 '밑빠진 독에 술붓기'라는거 알아?"

"하하하... 뭐... 그런것까지..하하하..."

"언니! 형부가 언니 치질수술한거 알아?"

"하하하... 네 요년.. 바라는 의도가 무엇이더냐?"

"뭐 바라는 것 까지야...난 진실을 밝히고 싶을 뿐이지..."

살인 충동을 느낀다.

AB슬라이드에 눈길이 간다.

동생이 꼼짝도 안한다.

눈길을 거두었다.

한번도 써보지 않은 고가의 화장품들을 만지작 거린다.

오냐.. 저것을 바랬더냐?

"언니! 이거 좋아?"

"글쎄... 나도 아직 안써봐서..."

뚜껑을 연다.

허겨걱...

딱지를 떼어낸다.

허겨걱...

듬뿍 뜬다. 그뇬의 면상에 쳐바른다.

눈물이 나온다.

"쓰고 싶으면 써...."

동생이 통째로 손아귀에 집어 넣는다.

"고마워 언니... 생각해봤는데 형부가 언니의 과거를 알필요는 없는 것 같아...
과거는 과
거니까..."

무서븐 뇬...

도대체 집구석이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아! 떠나고파...

작은고추 왕자님!!!! 어여 나를 데려가주세요...

"밥 쳐먹어.."

도대체.. 생각도 맘대로 못하는 집구석이다.

이번주말이 실로 기대된다.

그래도 다행이다.

땡칠이탕을 안끓여서...

『"어머니 안녕하세요?"

"어서와요... 맛있는 땡칠이탕 끓여놨어요.."

당황스러워 하는 그의 표정..』

부르르르...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린다.

"이년아 밥쳐먹다 왜 머리는 흔들고 지랄이야.. 비듬떨어지게.."

아씨... 저 무르익은 교양... 아씨...짱나...

'작은고추 왕자님! 어솨요...'

드디어 주말이다.

그의 차 애.벨.라가 도착했다.

후다닥..

얼른 뛰어 내려갔다.

4층여자가 문을 열고 쳐다본다.

"뭘봐!!!"

말끔한 감색양복을 입었다.

번쩍번쩍한 구두...

또각또각..

그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앗! 키커지는 구두닷...'

그를 향해 손을 번쩍 들었다.

그가 방긋 웃는다. 수줍어한다.

아! 귀여운 사람.

그의 양손이 무겁다.

한손엔.. 힐끔 쳐다봤다.

고급양주...캬~ 쩝쩝...

그리고 한손엔... 자연산 송이버섯? 이~야..

돈꽤나 썼겠다.

"땡"

"엄마 태민씨 왔어요"

"처음뵙겠습니다. 어머님..이태민입니다"

"홍홍.. 여보! 어머니래요.. 홍홍..."

"어서들어오게.."

"어머.. 뭘 이런걸.."

엄마의 눈이 초롱초롱 빛이난다..

속물..

동생이 그가 벗어놓은 신발을 쳐다본다.

저뇬이...

엄마가 얼른 점심을 준비한다 한다.

"엄마! 도와드릴께요.."

갑작스런 존댓말에 엄마가 놀란 눈치다.

'엄마 왜그래? 뽀록내지마..' 애절하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엄마가 히죽 웃는다.

자연산 송이버섯에 뻑 간게 틀림없다.

그를 힐끔 쳐다봤다.

아빠와 얘기를 하며 연신 땀을 삐질삐질 흘린다.

안쓰러워...

점심상을 차린다.

"우와~ 이게 뭐야?"

"얘는 갑자기 왠 호들갑이야.."

"세상에 이런 음식도 있었구나.."

"수저나 놔..."

그가 밥한그릇을 뚝딱 헤치운다.

엄마가 너무 좋아한다.

밥잘먹는 머슴을 보는 눈빛이다.

한공기를 더준다.

그가 당황스러워한다.

"난 많이 먹는 남자가 좋던데..."

엄마의 한마디에 그가 힘을 낸다.

엄마가 누룽지 한그릇을 더 내민다.

그의 가느다란 한숨..

엄마는 어쩌자고 저리도 많이 먹이는지..

그가 힘겹게 누룽지까지 헤치운다.

그의 배가 남산만하다.

동생을 불러냈다.

"아이씨.. 왜? 밥먹고 있는데..."

"소화제좀 사와.. 강력한걸로.."

"왜? 소화안돼?"

"태민씨.. 너무 많이 먹었잖아.. 엄마도 참.."

"참나.. 남자한테 하듯이 나한테도 좀 해봐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동생이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그가 양껏 부푼 배를 움켜쥐고 앉아있다.

연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엄마가 부모님께서 나를 보고 어땠냐며 묻는다.

무척 맘에 들었다 한다.

엄마를 닮아 어른한테 싹싹하고 얘교도 만점이라며 구라를 연신 쳐댄다.

그가 그런 것 같다 한다.

살림을 못해서 흠이긴 하지만 그거야 배우면 된다고 말한다.

'아차차..'

"엄마는... 기본적인 것만 하면 돼지..뭘.."

"너가 기본적인걸 할줄 알아야...하하... 그렇지..."

엄마에게 주의를 한번 줬다.

어쩜 저리 눈치도 없는지..

언제쯤 데리고 갈꺼냐 묻는다.

그가 나만 준비돼면 언제라도 좋다했다.

엄마의 눈빛이 반짝반짝..

아씨.. 양껏 부끄럽다.

엄마는 올해를 넘기고 싶지 않다한다.

엄마와 그가 날 쳐다본다.

"몰라" 방으로 뛰쳐들어갔다.

침대에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동생이 들어온다.

"실성했어?"

살인충동을 느낀다.

참았다.

그가 있기에..

'오늘 너 운좋은줄 알아..'

밖으로 나갔다.

벌써부터 어머님,이서방.. 난리가 아니다.

아씨... 너무 좋다.

드디어 시집을 가기는 가는 모냥이다.

그가 일어선다.

저녁까지 먹고가라는 엄마의 말에 그가 부르르떤다.

"자주 놀러올테니 귀찮다 하지 마십쇼 어머님,아버님"

"귀찮기는.. 내 자네 오면 씨암탉 잡아놓고 기다리겠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가게나.."

"엄마! 나도 잠깐 나갔다 올게.."


힘들지 않았냐 물었다.

참 좋은분들이라 편했다한다.

아직 우리엄마를 몰라서 하는 소리다.

속은 괜찮냐 물었다.

그런대로 괜찮다 했다.

엄마가 참 푸근하고 좋다한다.

아씨 부끄러블 따름이다.

그를 보내고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가 자연산송이버섯을 들고 침을 쥘..쥘..흘리며 쳐다본다.

"갔냐?"

"엉.."

쿄쿄쿄....

아니 저뇬이...

"왜?"

"그남자.. 키커지는 구두 신었지? 그래봤자지 뭐..."

살인충동을 느낀다.

철썩..

뜻밖에도 엄마였다.

"이뇬아 들어가서 공부나 해 맨날 학고받지 말고.."

"아씨.. 왜 나만 그래.."

엄마에게 뜨거운 애정의 눈빛을 보냈다.

엄마가 성실하고 예의가 바른 것 같다며 연신 그를 칭찬한다.

아! 기분조아...

올해 넘기지 말고 시집가라한다.

"몰라" 방으로 뛰쳐 들어왔다.

"미친년 모를것도 셌다.."

헉...

"엄마! 나 돈없어서 시집못가"

엄마가 두눈 시퍼렇게 뜨고 쳐다본다.

그동안 받은 월급 다 뭐했냐 묻는다.

"너가 사람이냐? 언제까지 부모 등골 빼먹을래? 엉?"

아씨..

"시집갈 때 손 안벌리면 돼잖아.."

"무슨수로? 엉?"

"내일부터 아르바이트 할꺼야.."

"미친년... "

또 욕이다.

"얼른 돈벌어서 시집가.. 알았어?"

쾅..

아씨 무슨 부모가 저러냐?

쯧쯧쯧...

동생이 혀를 끌끌 찬다.

"나이가 아깝다..쯧쯧쯧.."

"뭐 이뇬아!!"

동생의 머리채를 잡았다.

"다시한번 해봐.. 뭐가 아까워?"

"이거 놔..엄마!!!!!"

"너 오늘 죽어봐... 이뇬이 오냐오냐 하니까.."

철썩..

"미친년... 힘쓸 때 없어 동생한테 힘쓰냐?"

"엄마는 왜 나만그래.."

집을 뛰쳐나왔다.

이렇게 좋은날 이게 모냐?

딸딸이 쓰레빠에.. 무릎튀어나온 소세지츄리닝에.. 황금색 블라우스..

내가 스페셜 황금박쥐냐?

줴길...

동생이 어그적 내려온다.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녁먹으래.."

"너나 쳐먹어.."

"얼른와. 아빠가 꼭 찾아오랬어.."

집으로 들어갔다.

집안이 조용하다.

시집은 형편 되는대로 보내줄테니 돈 때문에 신경쓰지말라 한다.

'야호~~~'

"아니에요.. 이나이 먹어서까지 부모님신세 질순 없죠.."

"아이구.. 절로 터진 입이라고 말은..."

"당신 가만히 있어.. 그런 것 신경쓰지 말고 사람 괜찮으면 올해는 꼭 시집가
라"

"아빠..."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이년아 밥이나 쳐먹어.."

아씨... 감동도 맘대로 못하는 집구석..

방에 들어가 적금통장을 쳐다봤다.

백이십만원..

어휴...

도대체 이나이 먹도록 뭘 했는지...

새삼 부모님께 죄송한 생각이든다.

눈물이 찔끔 나온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소리가 왜그러냐 묻는다.

부모님께 효도한번 못해드려 죄송하다 했다.

어쩜 마음도 그리 곱냐며 연신 난리다.

속도 모르고..

꼭 나같은 딸을 낳고 싶다한다.

허겨걱... 누구 피말라 죽는꼴 보려고...

그냥 실없이 웃기만 했다.

그가 사랑한다 한다.

저두요....

그가 잘자라 한다.

침대에 벌렁 누웠다.

아씨.. 잠이 안온다.

자꾸자꾸 아버지의 주름진 얼굴이 눈에 아른거린다.

줴길.. 뻔데기 먹고싶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