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야~
남들은 아빠야를 어떻게 부르는지 가끔 궁금해서 아주 가끔씩 불러 보는 단어예요.
가끔 혼자말처럼 어떤것이 맞는 단어인지 속삭여보기도 하는 단어.
아빠! 아버지! 아버님!
아직 난 아빠야~ 라는 단어가 편하구 진짜 아빠를 부르는 것 같아 편해요. 이제 스물하고도 여덟이나 먹은 나이지만 15살에 아빠야를 부르던 그 단어는 멈춰 버린 것 같아요.

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해에는 정말이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에 몰려왔던 것 같아요. 그 어수선하구 왠지모를 슬픈 분위기를 간혹 기억할 때면 그로 인해 내 인생이 많이 바뀐듯하여 아빠를 원망할 때가 있었어요. 다들 날 보며 이구 불쌍하것.. 하면서 혀를 둘러차던 사람들이 정화는 그렇게도 싫었답니다.

아빠는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 셋만 남겨둔 채 가버리셨죠?
아들도 없는 우리집. 동생과도 6살차이라는 나이차이때문인지 사람들은 다들 어른처럼 내가 잘해야 된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전 상고에 들어 갔어요. 아빠는 알죠? 제가 얼마나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는지… 그렇게도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는데 정화는 상고를 갔어요. 그렇게 그때부터 인 것 같아요. 나의 원망의 대상은 아빠였다는거. 그렇게 원망하며 고등학교 3년을 졸업하고 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대그룹이라는 곳을 들어 갔어요. 그때 엄마가 얼마나 기뻐했는 줄 아세요?

아빠도 계셨다면 아마 대견해 하셨겠지요? 그렇지만 대학을 못간 것에 대한 원망은 늘 있었어요. 항상 원망의 대상은 아빠였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원망이 어느날인가 저에게 힘으로 바뀌었던 것 같아요. 이제 대학도 갔고 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고 싶었던 선생님도 해봤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벌써 결혼할 때가 다된 처자가 되었어요. 아빠야~ 를 외치며 들어올 때 뭐사달라구 조르기만 하던 정화가 벌써 남자친구가 생겨서 결혼할 때가 된 거 아빠 아세요?
그 남자를 아빠에게 소개 시켜 주며 아빠의 허락 받고 싶었고 술 한잔 사달라며 아빠에게 조르고 싶었는데...

그리고, 남들처럼 정화두 아빠 손 꼬~옥 잡고 웨딩음악에 맞춰 결혼식장을 걸어가고 싶었는데….
내년이면 정화가 결혼을 해요. 아빠 손 꼬~옥 잡고서 결혼식전날 예행연습이라고 해야 되는데 정화는 누구랑 해야 될지 또 아빠를 원망합니다. 아빠랑 포장마차에 앉아 술 먹을 나이도 되었건만, 아빠 손 꼬~옥 잡고 아빠랑 데이트해도 될 만큼 난 다 커버렸는데, 내 첫월급 중에 아빠 담배 한 보루를 사드릴 만큼의 능력도 되었는데 ... 그런데 아빠는 어디 있는 거예요?

아빠야~. 정화 이렇게 이쁘게 큰 거 보이세요? 이렇게 크는 동안 아빠에게 기대어 보고 싶고 아빠에게 어리광도 피우고 싶고 아빠의 토닥거림으로 힘도 얻고 싶었는데.
그래도 항상 아빠가 늘 해주었던 말. "정화야 아빠는 정화 믿는다" 라는 말이 정화가 열심히 살고 있는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어렸을때 늘 부르던 아빠야~ 아빠야 ~ . 아빠야~ 내년에 정화 결혼할 때 꼭 오세요.
아빠 손을 잡고는 못들어 가겠지만 아빠의 맘과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아빠야가 너무도 보고 싶은 이쁜딸 정화 올림

<사진은 사연의 주인공인 기정화 씨와 평생을 약속한 안규석씨 커플 사진. 기정화ㆍ안규석 커플은 술먹는(?)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고. 기정화 씨의 차 연수를 도와준다는 핑계를 댄 안규석씨와 한번 두번 만나다가 작년 가을 평생 운전기사 해주고 평생~ 밥해준다는 말에 혹~ 해서 결혼을 약속했다고 한다. 내년 5월 결혼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