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그여자의 이야기
 
그의 이름은 안규석.
남들은 규석이라고 부르죠.. 그러나 그여자는 그를 구석이라고 부릅니다. 그의 별명은 규랴쟁이 이구요. 규랴쟁이가 뭐냐구요? 우리 구석이가 알려 준건데요 구라라는 말보다 조금 약한 말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거짓말쟁이예요 우리 구석이는 아주 아주 거짓말두 잘하고 뺀질거리기도 잘하거든요. 캬캬~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저의 사랑스런 자기 랍니다.

거짓말이 많이 하고 뺀질거리고 얄미운데 왜 좋아하냐구요? 히히.. 그건 말이죠? 좋아하지 않구 사랑하닌까요. 사랑하닌까 가능한거예요.
규석이는 생각보다 자상한면도 많구요. 무엇보다도 착해지려구 하거든요 착한건 아니라구 내가 바득바득 우기지만서도 규석이는 착해요. 마음도 넓고, 솔직하구요. 또 남들을 그다지 많이 의식하지 않아요. 이점이 맘에 들었어요. 글구 배짱두 두둑하거든요 회사도 맨날 늦게 가면서도 짜르면 짤라라 하는 식이닌까요. 마르고 주름도 많은 누가 봐도 키큰거 하나 제외 하면 외형상으로 볼건 없어두요. 짠짠히 뜯어보면 그 주름이 그 아자씨 같은 것들이 사랑스러워 죽겠거든요. ~~~

우리 구석이를 내가 찜한건 춘천 중도에 가서였어요. 그날 햇살 좋은 가을 날이었는데. 내가 남자친구가 되어달라구 했더니 막~ 튕기는거 있죠. 자기는 아직 여자친구가 필요 없다면서... 이잉~ 마구 슬프고 화가 나구 부끄럽기까지 했어요..... 그래두 내가 마~악 달라 붙었더니 그제서야 조신하게 기다리겠드라구 하드라구요...
나쁜쟈식이라구 내가 얼마나 욕을 했는데 알려나 모르겠네..

그남자가 사랑하는 사랑은 기정화.
남들은 쩡아라구 부르죠.사실 남들이 그렇게 부르는게 아니라 자칭 그렇게 부르고 있는게 더 많이요 왜냐면 그러면 더 사랑스럼게 보이잖아요. 정화는 이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런 사람이고 싶거든요. 사실 그러려구 자칭 생각하는 부분이 더 많지만... 이쁜사람보다는 사랑스런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이쁜건 일시적이지만 사랑스런운건 더 오래가는것 같아서요. 아마 울 구석이도 정화의 이런면을 더 좋아할거예요 .. 그 왜~ 노래도 있잖아요~ 이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그여자는 변덕스럽고 기분파고 괴변론자예요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착할때도 있구요 아주 아주 또 가끔이긴 하지만 섬세하고 다소곳한 면도 있어요. ^,^ 물론 믿기 어려운 말들이지만 그래도 그렇답니다.

너무 덜렁거려서 꼼꼼한 울~ 구석이가 꼭 필요하기도 해요. 내가 덜렁 덜렁~ 하고 다니면 울 규석이가 다 ~ 챙겨주거든요. 웃는 모습이 사랑스런 그녀! 울 구석이가 사랑할만 하죠???

그래서 그남자와 그여자는 서로 사랑하고 있어요.
그남자도 그여자도 생각하는건 너무 빨리 만난것도 너무 늦게 만난것도 아니라는 거예요 적당한 시기에 만나서 ♨ 나게 ♥ 하고 있으니 너무나 이쁜사랑이지 않아요? 앞으로도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우리 자기 포동 포동 살찌우는 재미로 살면 잼있을것 같아요. 아자씨를 젊은 오빠로 만드는 것도 어떤 히열(?) 같은게 있을듯 한데...우리의 사랑을 지켜봐 주시구요. 많은 격려(???) 해 주세요.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처음 만난건 96년 어느 가을 날이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연인인 사람들에게는 가을만큼 사랑을 키워나가기에 좋은 계절이 없지만서두 애인없는 솔로들에게는 가을만큼 외로운 계절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 그여자두 그랬으닌까요.
그런 맘을 달래주기에는 술만큼 좋은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멋지잖아요~
술을 먹고 싶으면 으례 나가던 모임을 나갔습니다. 한동안 바뻐서 나가지 못했던 모임을 술먹자는 맘으로 나갔습니다.
가을의 토요일 오후는 정말 눈부시게 청명한 날씨 였습니다. 종로 어느 술집에서 모임이 있던 그날 난 집에서 뒹굴 뒹굴 하다가 어둠이 내릴 무렵쯤 주섬 주섬 옷을 입고 그 술자리에 갔습니다.
나같은 외로운 사람들이 많이 두 모였더군요..

호호~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중 한 뺀질거리면서 시비조의 말투인 남자녀석이 제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별말없이 앉아있다가 그남자 녀석이 나에게 뚝 한미디를 하더군요.

그 남자 : 너 무슨 샴퓨쓰냐?"
그 여자 : (뭘 저런질문을 하나하면서)집에 있는거 아무거나.
그 남자 : 그래?
그 여자 : 왜?
그 남자 : (머리카락을 가르키면서) 머리카락이 안주에 너무 많이 빠져서...


뭐 저딴놈이 다있어... 생긴대루 재수없다.
그리고 그 여자는 처음보는 그남자에게 그런말을 듣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더욱이 술맛이 뚝~ 떨어져서 그냥 술집을 나와 버렸 습니다.

 
그 남자와 그 여자는 그렇게 스쳐가듯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주말 종로 술집 근처는 왜 그리도 술먹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해 가을은 그렇게 철저히 외로움을 곱씹으며 지나갔습니다. 그 여자에게 많은 일들이 있어서 그해 가을 겨울이 유난히도 춥고 외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여자는 그다음해에 늦었지만 학교를 들어갔고 2년여동안 학교 작업실에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때문에 그동안 친구,선배,후배, 그 여자를 아는모든사람들과의 친분교류가 없었습니다.
99년 학교를 졸업하고 그 친분교류를 위해 부단히도 빨빨거리며 돌아 다니는 한해였습니다.
무엇보다 학교때와 다르게 돈을 버니 이 친분교류자체에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직장을 양재동으로 다니면서 자연히 강남, 양재동에서 모임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나갔던 내게 그날도 뭐 별다를것 없이 친구의 전화를 받고 양재동 어느 술집으로 갔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99년 8월 그 한달은 그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냈습니다.
그렇게 많던 술자리에 나만큼이나 안빠지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 남자였습니다.

몇번의 만남을 한뒤에나 알았습니다.
3년전이나 여전하더군요.
그 눈웃음이며 뚝뚝 내뱉는 말들이며 뺀질한 모습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말들이 너무도 편했습니다.
한창 내가 회사를 옮기는 문제로 고민하던중 그날도 그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에 대해 모르고 그 남자도 나에 대해 모르니 나의 힘든 일들을 뚝뚝 내뺕는 것이 그 남자에게 별로 대수롭지 않게 들리고 나두 그렇게 들어주는 그 남자가 편했나 봅니다.
밤에 늦게 자는 그에게 전화 하는것도 회사를 밤에 가게 되어 낮에 만나게 되는 것도 별로 부담없이 느껴 졌습니다.
서로의 애인을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따로 자주 전화하고 자주 만났습니다.
그 남자와 자주 만나면서 편하게 이야기한 덕에 난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정한뒤 아주 편한 마음이 되어 갔습니다.

늦게 들어간 회사인데 나이도 많은데 다른 곳을 또 들어갈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차에 그 남자는 굉장히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 용기 덕에 난 그 회사보다 더 안정된 곳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사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학교 다니는 동안 내내 차를 가지고 다녔으며 작년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되기 전까지는 내내 차를 가지고 다녀서 운전경력이 꽤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내 운전면허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가을날,
그 여자와 그 남자는 운전연수를 이유로 가을날의 가을을 느끼며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그 여자는 그 남자가 이제 편한정도를 지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가 좋아하는 춘천에 갔던날.
그 여자는 그남자에게 남자친구가 되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아직 자기에게는 여자친구가 필요없다구 하더군요.


그여자는 또 부끄럽고, 창피하고... 갑자기 많은 슬픔이 와 다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갔고, 그러면서도 그여자와 그남자는 계속 만났습니다.

99년 12월. 마지막날.
그 남자가 그러더군요.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 달라구...
그 여자는 그말에 입이 찢어지리 만큼 좋았지만.
그 남자에게 조신하게 기다리라는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지금 그남자는 그 여자 말에 조신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여자가 그 남자를 데리고 갈때까지 아마도 그 남자는 조신하게 기다릴것 같습니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합니다. 그여자가 그남자를 데리고 갈 날이....